7년 만에 돌아온 네덜란드, 주장 없는 젊은 팀이 성공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는 예전부터 전통의 강호라고 불려왔습니다. 하지만 유독 퐁당퐁당이 심한 편인 나라에 속하기도 합니다. 현대 축구의 기초를 다진 미헬스-크루이프가 존재한 70년대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가도, 그 이후의 세대가 실패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암울한 80년대를 보내고 맙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오렌지 삼총사"가 유로 1988을 가져오며 황금기를 열게 됩니다. 이들을 제외하고도 반 데 사르, 베르캄프, 다비즈, 데부어, 클루이베르트, 셰드로프, 스탐, 반브롱호스트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네덜란드 레전드들이 한꺼번에 나오며 여러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데에 들어서는 역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면서 다시 한번 퐁당퐁당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공식이 되어버린 롤러코스터 같은 네덜란드는 2010년에 들어서 좋은 경기력으로 월드컵 결승까지 전승이라는 어마 무시한 성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을 결승에서 만나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죠. 로벤, 반 페르시, 스네이더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14년 월드컵에서도 스페인에게 복수에 성공하면서 3위라는 성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부터 네덜란드는 또 세대교체에 실패한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역시 에레디비지에의 수준 하락이 눈에 띄는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네덜란드의 선수들이 다시 한번 모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한 리버풀에서의 반다이크-바이날둠 듀오를 시작으로 리옹에서 부활에 성공한 데파이, 돌풍을 일으키며 2018-19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한 아약스의 핵심 멤버들인 더리흐트-더용-반더비크 트리오 등 많은 선수들이 주목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블린트, 크룰과 같이 네덜란드의 황금기를 보냈던 선수들이 베테랑으로 합류하면서 힘을 더 실어주고 있습니다.
명단 & 예상 라인업
명단이 따로 나와있는 사진은 없고, 대신 출전하는 선수들이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반 더 비크는 부상으로 낙마하였으며, 주전 골리인 실러센 역시도 코로나로 인해 명단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탈란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하테부르 역시도 부상으로 이번 유로에서 볼 수 없는 자원 중 한 명입니다.
자국 리그에서 9명이나 선발되었다는 점 또한 눈에 띄는 모습입니다. 자국 리그의 선수들은 대부분 전성기의 나이가 지나서 고향 팀으로 복귀하였거나, 이제 막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 본 네덜란드의 베스트 11입니다.
포메이션으로는 3백과 4백 모두를 준비해왔는데요, 퍼스트 옵션은 4백이나 상황에 따라서 3백을 사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는 역시 이번 시즌 인테르에서 3백에서 강점을 보인 더 브레이의 존재와, 풀백 센터백 모두 소화가 가능한 아케나 벨트만, 블린트와 같은 자원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3백을 사용한다면 바르셀로나에서 잠시 쿠만의 3백 체재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데용을 급한 상황 일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GK
실러센이 없는 자리, 두 베테랑이 채운다
이번 시즌 실러센은 주전 경쟁과 함께 부상에 시달리며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네덜란드의 골리들이 나이가 많아서, 유로에서 주전 자리를 먹는듯싶었으나 코로나 확진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는 아마도 노리치의 골리 크룰이 차지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수비가 불안정했던 노리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올려놓았습니다. 또한 크룰은 평소에도 PK를 잘 막기로 유명한데, 만일 승부차기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크룰을 기대해 볼만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아약스의 스타켈렌뷔르흐입니다. 피파 2에서 가성비 골리로 썼던 기억이 날 정도로 활동 경력이 오래된 골리입니다. 원래 같으면 세컨으로 고향에서 쉬고 있어야 할 나이인데, 선발인 오나나가 도핑 관련된 이슈로 팀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전 자리를 먹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번 유로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만큼 선수들의 맨탈을 잘 관리해 주는 코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처럼 보입니다.
DF
반다이크 없이도 확실한 센터백, 반면 아쉬운 풀백
먼저 네덜란드에는 주장이자 현폼 원탑이라고 볼수 있는 반다이크가 있었지만, 지난 시즌 에버튼전에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번 유로까지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의 수비진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어릴때부터 가장 기대받았었지만, 부상의 위험때문에 못 큰줄만 알았던 더브레이는 이번 시즌 세리에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데리흐트 역시 이번 시즌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이들을 받쳐주는 든든한 멀티 플레이어인 블린트또한 존재합니다.
풀백 경쟁 역시도 치열합니다. 래프트백부터 살펴보자면, 원래 주전이였던 반얀홀트가 최근 좋지 못한 폼을 연달아 보여주면서 베인달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라이트백에서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하테부르가 있었지만, 아쉽게 이번 유로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둠프리스가 그 자리를 매워주게 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보면 최근 아약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마즈라위의 모로코 국적 선택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MF
밸런스 있는 자원들의 좋은 활약
알짜배기 선수들만 모두 모여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중원입니다. 먼저 팀의 부주장이자 이번 유로에서는 주장을 맡을 베이날둠입니다. 방금 전 PSG 행 오피셜이 뜨게 되었는데, 새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을 위해서라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바르셀로나의 프랭키 더용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센터백부터 메짤라까지 안 뛰어본 포지션이 없을 정도로 쿠만이 그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공격과 관련된 능력치가 굉장히 늘어난 이번 시즌이었는데, 수비 부담이 덜할 네덜란드에서는 블린트나 더룬을 피보테에 세워놓고 이번 시즌 보여주었던 공격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친정팀이 아약스로 돌아와서 시즌 베스트에 꼽힌 클라센 역시 주전으로 꼽힐 수 있습니다. 아마도 바이날둠과 주전 경쟁을 할 것처럼 보이며, 최근 폼이라면 클라센이 주전으로 치고 올라온다 하더라도 이해가 갈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탈란타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팀의 살림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더룬, 그리고 아약스의 슈퍼 유망주이자 네덜란드 중원의 미래인 흐라벤베르흐까지 국가대표팀에 승선하였습니다.
FW
한계치를 넘어야 하는 공격력, 폭발할 수 있을까?
월드컵 예선에서는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준 네덜란드 공격진입니다. 멤버들을 살펴보자면, 먼저 가장 핵심인 데파이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자란 데파이는 맨유로 이적 후 조금은 정체기를 겪었었습니다. 하지만 리옹으로 이적 후 자신의 포텐셜을 다시 터뜨렸으며 현재 바르셀로나 이적이 거의 확정된 상황입니다.
또 다른 핵심 선수로는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인 볼프스부르크의 베호르스트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성향의 스트라이커인 뤼크 더용과 주전 경쟁을 할 예정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에 세비야로 이적하여 좋지 못한 활약을 보인 뤼크 더용은, 이번 시즌에는 엔네시리의 등장으로 소속팀에서도 주전 경쟁에 조금 밀린 상황입니다.
만약 3명의 공격진이 선발로 나올 경우에는, 왼쪽 데파이와 톱에 더용과 베호르스트, 그리고 오른쪽 윙어에는 베르하위스가 존재합니다. 페예노르트에서 19-20 시즌 득점 왕에 오를 정도로 높은 득점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대표에서도 오른쪽 윙어로 출전하며 높은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들 이외에도 스탱스나 말런과 같은 유망주들이 포진되어 있어, 조금은 기대를 걸만한 상황입니다.
조 편성
그래도 생각보다는 쉬운 조에 속해있는 네덜란드입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세브첸코의 우크라이나가 존재하지만, 유로에서 좋지 못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체급 차이가 조금은 나는 것 같은 북마케도니아는 네덜란드가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영광의 기억들을 지나오며 부진했던 시기를 지나서, 새로운 피를 수혈받으며 젊어진 네덜란드이기에 분위기를 잘 타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장인 반 다이크의 부재와 같이 맨탈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한다면, 분위기에 쉽게 휩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역시 감독인 데 부어가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전보다 더욱 싱싱해진 오렌지 군단이 패기를 앞세워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팀 중 하나입니다.
예상 성적: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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